Akihabara
지원의 유학일기 7화 – 공포의 방문자, [NHK]

유학을 시작 한 2010년 경.

[NHK 수신료]라는 말 자체를 모르던 시절, 막무가네로 집에 방문해서는 계약을 강요받았던 공포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 입니다.

[주거자 분을 만난 이상, 지금 계약을 해야만 한다.]
[지금 계약을 하지 않으면 불법이다.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일이다.]
[주거자 분이 쓰는 걸 확인해서 가져가는게 우리 일이니, 지금 내 앞에서 작성해야 한다.]
[나도 다음에 가야 할 집이 있으니, 자세한건 일단 계약서를 쓰고 본인이 조사해라.]

일본의 [NHK 수신료]시스템을 모르던 저에게는 불법 단체, 또는 폭력 단체의 압박이 아닌지, 일본에 대하여 잘 모르는 외국인만을 노린 사기 집단이 온건 아닌지, 도저히 신뢰가 되지 않았고 무섭기만 했습니다

[외국인이라 처음 들어보는 사항이니, 내일까지 조사해 볼 시간을 달라]고 정중히 부탁해도, 이쪽의 상황을 이해하기는 고사하고, 오히려 더 험악한 분위기로 압박을 가하던 모습이 도저히 잊을 수 없네요.

지금에 와서는 그 또한 웃기면서도, 다른 분들은 경험하시지 않으시길 바라는 씁쓸한 기억이니,
이번 글에서는 [NHK 수신료]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.


・[NHK 수신료]란?

[NHK]란 일본의 [공영 방송사]로, 한국의 [KBS]와 같은 위치에 해당하는 기관입니다.

여타 방송국과 달리 국가가 운영에 개입하는 방송국으로, 그 존재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면,
[특정 집단의 이익이 아닌,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]를 들 수 있습니다.

때문에 기업등에서 지원을 받는 여타 방송사와 차별되어,
비교적 독립적/주체적으로 운영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

그러나 그런 [공영 방송사]라 하더라도 운영에는 자금이 필요합니다.

국가에서 받을 수 있는 운영 지원금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, 여타 방송사처럼 특정 기업에 한하여 막대한 지원금을 받을시에는 독립적/주체적 이라는 입장에 손상이 생기기에, 여타 방송국들보다 운영 자원을 확보함에 곤란함이 발생합니다.

그러한 자금 문제를 타파하기 위하여 특정 기업이 아닌 대다수, [국민]을 대상으로 [수신료]라는 명목의 운영 지원금을 거두게 되는 것입니다.

한국의 경우, [공영 방송]인 [KBS]에서도 수신료가 발생하고 있지만, 직접 수신료 계약을 요구하는 방문자를 파견하여 계약을 거두는 일본의 [NHK]와 달리, 전기요금에 합산되어 청구되는 시스템이기에, 비교적 많은 분들이 수신료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경우가 있습니다.


・수신료를 거부하는 입장 VS 수신료를 받으러 오는 입장

비록 그러한 [공영 방송사]만의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, 그 내막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.
또한, 시청하는 입장으로써는 수많은 방송국 중 유일하게 돈을 요구 해 온다면, 좋게 보기는 힘듭니다.

때문에 일본에서도 대다수의 시민이 수신료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,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수신료 계약을 받으러 방문한 [NHK 방문자]와, 이를 거절하려는 [시민]의 신경전이 발생하고 있습니다.

수신료를 거부하고 싶은 입장에서는, 어떠한 방법(심지어 경찰을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)을 써서라도 계약을 회피하려 합니다.

수신료를 내지 않는다고 해서 특정 방송(NHK)을 시청할 수 없는것도 아니며, 자신이 원한 계약으로 시청하는 방송(유료방송 또는 넷플릭스 등)도 아닌데, 요금은 강제적으로 가져간다는게 납득이 어렵기 때문입니다.

때문에, 그러한 [수신료를 내지 않는 가정]을 방문하러 오는 [NHK 방문자]는 필연적으로 매번 좋지 못한 대우를 받습니다.

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들어서 문전박대 하는 사람은 물론, 욕설을 듣는 경우.
이야기도 하지 않고 화를 내는 가정도 많이 방문하게 됩니다.

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[변명을 들어주지 말고 무조건 계약을 요구 해야 한다]라는 강압적인 태도가 되기 싶습니다.

위 만화의 경우에도, 저의 사정을 알지 못하는 [NHK 방문자] 입장에서는,
[NHK 수신료라는 당연한 걸 모른다는 거짓말을 하는 사람]으로 인식되어 강압적인 태도가 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.

그들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일을 하고 있을 뿐인 것임을 기억해야 합니다.


・결국, 수신료를 내야 하는가? 거부 한다면 불법인가?

일본어 검색 엔진에 [NHK]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[NHK 격퇴], [NHK 거절하는 법] 등의 워드가 자동 완성 될 정도로, 수신료를 거절 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희망입니다.

그러나, [NHK 수신료]라는 것은 법적으로 확실히 인정받은 요금이라는 점은 틀림이 없습니다.

일본의 방송 법에는
[NHKの放送を受信することのできる受信設備を設置した者は、受信契約を結ばなければならない]
[NHK의 방송을 수신 할 수 있는 수신 설비를 설치한 사람은, 수신계약을 맺어야만 한다.]라는 항목이 있습니다.

즉, NHK를 시청하지 않더라도, 수신 설비(TV, TV기능이 포함된 모니터 등)를 보유 한다면, 계약이 필수 조건이라는 법률입니다.

심지어, [도쿄고등재판소]는 2013년,
[NHK가 수신 설비를 보유 한 사람에게 계약을 요구 한 경우, 대상자는 승낙을 하지 않더라도 계약은 성립된다.(또는 성립 되는 것으로 판단한다)]
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.

즉, [NHK 방문자]가 계약을 요구하며 주장하는 주된 이유인,
-[주거자 분을 만난 이상, 지금 계약을 해야만 한다.]
-[지금 계약을 하지 않으면 불법이다.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일이다.]
또한, 법적으로 잘못 된 내용은 아닙니다.

하지만, NHK에서도 인정하는 내용으로,
[NHK 수신료 지불]은 의무적 법률일 뿐, 이를 위반 할 시 발생하는 법률적 처벌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.

물론, 수신 설비를 소유한 상대를 직접 만나, 수신료 지불을 정중히 요구함에도, 이를 어길 시 [민사소송]을 실행 하게되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명시가 있지만,

이는 어디까지나
[1. 수신 설비를 가진 사람]에게
[2. 직접 NHK수신료 내역을 정중히 설명한 상황에서 지불을 부탁함]
이 이루어진 케이스를 전제로 합니다.

때문에 가장 보편시 되는 [NHK 방문자]에 대한 거절 방법으로 유명한,
1. 절대 문을 열지 말고 인터폰으로만 상대하며,
2. TV(를 포함한 방송 수신 기기)가 없다라고 대답하고 대응을 끝낸다

라는 대응을 하면, 상대는 그 이상 강요가 불가능하게 됩니다.

[NHK 방문자]에게는 확인을 목적으로 강제적으로 타인의 집을 확인하거나, 강압적으로 입장 할 수 있는 권한은 없습니다.

이는 명백히 [주거 침입]에 해당하기 때문에, [수신 설비가 없다]는 말의 진위여부를 확인 할 방법이 없기에, [수신 설비가 있다]라는 전제로 성립되는 수신료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.

최근에는 한 일반인이 [NHK 전파를 컷 하는 필터]를 제작.

[자신이 소유한 TV에는 NHK 전파를 수신하지 않는다]라는 이유로 수신료 지불을 거절하며, 법적인 확인을 위하여 소송을 제기 한 사례가 있었습니다.

물론 NHK측은 [수신 설비(TV)자체에는 수신이 가능하게 되어있으니 지불해야 한다.]라는 입장이었지만,

  • 틀림없이 수신 설비 소유자의 TV는 NHK를 수신하지 못하게 되어있고,
  • 필터를 제거 하더라도 원상복구는 불가능에 가깝다.

라는 이유로 수신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.

이는 현재 진행형으로 많은 놀란을 일으키고 있으며,
이 기술을 살려 NHK를 수신하지 않는 TV의 보편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.


・한번은 경험 하게 될 상황. 언제나 마음의 준비를.

결론을 말씀드리면, 이 글을 쓰는 일반 시민으로써는
[되도록 법적으로는 따르는게 앞으로 문제가 없을지도 모릅니다] 라는 조언을 드릴 수 있을 뿐,

[반드시 지불 하세요] 라고도, [반드시 지불하지 마세요] 라고도 할 수는 없습니다.

위에 적은 대로, 지불은 법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만,
대응을 잘못하지 않는 한 지불하지 않음에 따른 법적 벌칙도 없기 때문에,
각각의 분들의 선택에 따르시길 바랍니다.

단, 반드시 한번은 경험하게 되는 문제이니, 일본의 생활을 준비하시는 분이시라면, 먼저 생각을 정해두시고 흔들림 없는 대응을 하시기 바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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